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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율 2위 한화, 달라진 수비 덕 '싸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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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양성우가 2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4로 맞선 9회 2사 만루 찬스를 맞아 끝내기 안타를 쳐낸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도훈기자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중위권 대도약을 준비하는 한화에 눈길을 끄는 지표가 하나 있다. 수비율이 0.983(6일 현재)으로 LG에 이은 2위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야구에서 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이고, 한화 투수들이 구위로 압도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야수들의 수비범위를 가늠하는 RF9 지수가 4.15로 8위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효율적인 수비를 하고 있다. 최소실책 공동 2위(36개)로 야수 각자가 잡을 수 있는 타구는 실수없이 소화하고 있다. 발이 느리거나, 어깨가 약한 야수들이 많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뒤집은 셈이다. 실제로 한화 외야진의 평균대비 수비 득점 기여도(WAA)는 -0.480으로 나쁜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견고한 수비를 펼치는 비결이 무엇일까.

코칭스태프와 투,포수를 포함한 야수들의 신뢰 없이는 시프트를 전개하기 어렵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를 전개할 때 선수들이 “이상하지만, 일단 믿고 가보자는 생각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수비 위치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 타구에 집중하기 어렵다. 

한화 선수들은 경기 도중 볼카운트나 주자 상황에 따라 벤치와 교감하는 빈도가 높다. 크게보면 2스트라이크 이전과 이후 수비 위치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수비 시프트와 다소 차이가 있는데, 외야수들이 펜스쪽으로 물러나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은 점도 다른 팀과 차이가 있다. 한화 김정준 수비코치는 “수비 시프트를 전개하려면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점검해야 한다. 가장 먼저 우리 투수가 누구인지, 어떤 공을 던지는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그 뒤 볼카운트에 따른 볼배합 패턴, 상대 타자의 성향과 컨디션, 야수들의 주력, 송구능력 순으로 살핀 뒤 위치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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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시즌6차전 경기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하주석. 강영조기자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수가 누구인가’가 첫 번째 원칙이라는 점이다.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알렉시 오간도와 이태양, 배영수 등이 마운드에 있을 때 같은 타자를 상대로도 다른 위치에서 수비를 한다는 의미다. 투수들의 구속이 시속 140㎞대 초반에 머물면 타구가 날아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정면타구라면 큰 문제 없지만, 좌, 우중간으로 뻗어가는 플라이타구는 수비범위가 좁은 한화 외야진이 따라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어깨도 평균이하, 중계플레이 능력도 평균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좌, 우중간으로 빠진 타구는 손쉽게 3루타를 내줄 수 있다. 1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할 확률도 높아진다. 외야수들이 펜스쪽으로 물러나 수비하는 이유도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처방이다. 

빗맞아 텍사스 히트가 되는 타구도 더러 나오지만, 올해 한화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수비로 이른바 ‘싸움이 되는 경기’를 많이 한다. 타격이 조금만 뒷받침 되면 중위권 도약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야구는 수비싸움이다.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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