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윤영철은 ABS 적응에 유리할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 고위관계자가 이렇게 얘기했다. 투수 출신의 이 관계자(KIA 타이거즈 소속 아님)는 윤영철이 ABS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맨드가 워낙 좋아 ABS 스트라이크 존이 기존 스트라이크 존과 미묘하게 달라도 적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 ABS 스트라이크 존은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에 비해 공 반 개에서 1개 정도 높게 설정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KBO는 아니라고 했지만, 미묘하게 구장 별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대부분 국내 투수가 이 변화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할 능력까지는 없다고 했다. 그 정도로 정교한 커맨드를 가진 투수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윤영철도 이런 일반론에 속하는 것일까. 결과적으로 올 시즌 윤영철은 작년보다 사사구와 피홈런이 폭증할 조짐이다. 자연스럽게 평균자책점도 올랐다. 시즌 11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5.20, 53⅔이닝 동안 29사사구에 8개의 홈런을 맞았다.
윤영철은 2023시즌 25경기, 122⅔이닝 동안 8승7패 평균자책점 4.04, 49사사구에 10피홈런을 기록했다. 2024년 윤영철은 2023년 윤영철보다 경기, 이닝 수가 절반도 안 되지만 사사구와 피홈런은 2023년 윤영철에게 육박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9이닝당 탈삼진은 작년 5.43서 올해 6.04로 올랐다. 그러나 9이닝당 볼넷도 작년 3.52개서 올해 4.86개로 올랐다. 9이닝당 홈런도 작년 0.73서 올해 1.34로 올랐다. 이밖에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이 작년 0.291서 올해 0.303, 수비무관평균자책점도 작년 4.55서 올해 5.96으로 올랐다.
윤영철은 지난 겨울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투구밸런스를 다잡았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의 지적대로 글러브에서 양손을 분리하는 시점을 늦춰 공에 좀 더 힘을 실었다. 실제 포심 구속이 평균 137.6km서 137.9km로 소폭 올랐다. 그리고 컷패스트볼이 자신에게 맞는 구종이라는 사실을 알고 연마했다.
그런데 정작 커터 피안타율은 0.281로 포심 피안타율 0.324와 함께 비교적 높은 편이다. 사실 신구종을 단기간에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이는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포심이 고민일 수 있다.
그래도 10승 전선에는 이상 없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모습 자체로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고졸 2년차 투수가 신인 시절에 이어 2년 연속 선발진에서 빠짐없이 등판해왔다. 이런 투수가 리그에서 윤영철 외엔 없다. 물론 관리 차원에서 빠진 시기도 있었지만, 아팠던 적도 없고 마운드에 오르면 꾸준히 5~6이닝을 던져왔다. 지금까지는 난항이지만, 앞으로 ABS에 순조롭게 적응해 각종 수치가 향상될 시간적 여유도 있다.
KIA는 윌 크로우, 이의리의 시즌 아웃 악재가 있다.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지만, 시즌 완주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황동하도 있지만, 기존 선발투수들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윤영철이 여름에는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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