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트레이드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이러면 또 트레이드에 나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트레이드가 만든 '1승'이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앞서 5연패를 했던 그 흐름대로 롯데는 또 한번 패배를 당할 것처럼 보였다. 5회초까지 1-4로 뒤지던 롯데. 그런데 5회말 공격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선두타자 박승욱이 우전 안타를 날려 상위타선에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자 리드오프 윤동희가 중전 안타로 화답했다. 무사 1,3루 찬스에 나온 나승엽은 중전 적시타를 때렸고 롯데가 1점을 따라갔다. 하지만 1점으로는 경기를 뒤집을 수 없었다.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2루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에 그쳤고 전준우마저 3구 삼진으로 물러나 롯데의 공격이 이대로 끝나는 듯 싶었다.
이때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트레이드 이적생' 손호영이었다. 초구 볼을 고른 손호영은 2구째 들어온 김인범의 119km 슬라이더를 때려 좌월 3점홈런을 폭발했다. 비거리 125m짜리 장타였다. 롯데는 단숨에 5-4 역전을 이루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기쁨은 잠시였다. 6회초 로니 도슨에 우전 적시타를 맞아 5-5 동점이 된 것이다. 양팀의 팽팽한 접전은 8회까지 이어졌다.
롯데의 8회말 공격. 이번에도 손호영이 돌파구를 마련했다. 김재웅과 맞대결을 펼친 손호영은 볼카운트 3B 1S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5구째 들어온 139km 직구를 때려 중월 3루타를 폭발했다. 순식간에 무사 3루 찬스를 잡은 롯데는 고승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6-5로 역전할 수 있었고 9회초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호출해 1점차 리드를 사수, 달콤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역시 수훈갑은 손호영이었다. 손호영의 장타 2방이 없었다면 롯데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손호영은 지난 3월 30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롯데는 LG로부터 손호영을 영입하기 위해 우완 사이드암 유망주 우강훈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해야 했다.
손호영은 LG 시절 만년 백업에 머물렀던 선수다. 올해 그의 연봉은 4500만원. 시카고 컵스 출신 해외파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LG에서의 기회는 한정적이었고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손호영에게 매 경기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손호영은 LG 시절에는 어쩌다 한번 찾아오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져야 했지만 롯데에서는 그렇지 않다. 손호영도 "LG에 있을 때는 야구장에 나갈 때 무섭고 두려움도 많았는데 여기(롯데)에 와서는 불안감을 떨치고 거침 없이 하자는 생각 뿐이다"라고 말할 정도.
물론 스스로 잡은 기회이기도 하다. 손호영은 롯데 선수로 데뷔전을 치른 지난 3월 31일 사직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탄탄한 수비력을 증명했고 지난달 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더니 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어느덧 최근에는 1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면서 시즌 타율도 .313로 급상승, 타격 부문 16위로 도약한 손호영은 이제 롯데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2루수, 3루수, 유격수로 모두 뛸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실제로 팀이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손호영만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오는 롯데. 아직 롯데는 9승 22패 1무(승률 .290)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다 롯데가 '손호영 2탄'을 위해 또 한번 '움직임'을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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