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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나올 선수"...적장도 감탄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거취는

조아라유 0

지난해 은퇴 기로서 1년 더…올해도 '우승 한' 못 풀어
여전히 정상급 기량 과시…현역 연장 가능성에 무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문 김연경. (KOVO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선수죠."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정상에 오른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니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김연경의 활약은 '적장'마저도 감탄할 수준이었다 .

그런 김연경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프로 데뷔 초창기와 해외 리그 등을 거치며 숱하게 우승을 맛봤지만, 선수 말년 다시 한번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던 그다. 선수 생활은 '황혼기'를 향해 가고 있기에 김연경의 고민은 더욱 크다.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1~3차전을 모두 풀세트 끝에 내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챔프전에서 3위 한국도로공사에 2승 뒤 3연패의 '리버스 스윕' 희생양이 됐던 흥국생명은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흥국생명의 모든 일원이 같은 마음이었겠으나, 김연경에겐 더욱 미련이 남았을 챔프전이었다.

 



김연경이 2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패한 뒤 준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KOVO 제공)

 



김연경은 지난 시즌 중반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고민을 거듭하던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FA 1년 재계약을 맺으며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

김연경의 유일한 목표는 우승이었다. 이적도 고려했지만, 친정팀인 흥국생명에 남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었다. 시즌을 앞두고는 '절친' 김수지도 합류해 우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승점 1점 차로 아쉽게 챔프전 직행 티켓을 놓쳤고, 플레이오프에선 정관장과 혈투를 벌였다. 그렇게 올라온 챔프전에선 현대건설과 매 경기 접전을 벌였지만, 3번의 5세트를 모두 내주면서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로 만 36세인 김연경은 이미 여자 배구에서 '노장' 축에 속한다. 김연경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정대영(43·GS칼텍스), 김해란(40·흥국생명), 한송이(40·정관장), 황연주(38·현대건설), 임명옥(38·한국도로공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리베로와 미들블로커 포지션으로, 김연경처럼 '날개 공격수' 포지션은 황연주 정도밖에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기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현역 연장과 은퇴 기로에 놓인 김연경. (KOVO 제공)

 



이번 챔프전에서도 김연경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비록 예전만큼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이진 못해도, 서브 득점과 블로킹 등 적재적소에 '해결사' 면모를 보여줬다. 리시브와 디그, 토스까지 눈에 드러나지 않는 '궂은일'도 김연경의 몫이었다.

체력적으로 크게 지친 흥국생명이 챔프전 내내 풀세트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누가 봐도 김연경이었다.

여전한 기량에,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까지. 현재로서는 김연경이 좀 더 현역을 연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김연경을 잔류시키기 위해선 적잖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 내내 지적받았던 세터 문제, 김연경의 뒤를 받칠 공격수의 부재, 외국인선수 선발 실패까지,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에 적절한 서포트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년 만에 다시 고민에 빠진 '배구 여제'는 어떤 선택을 할까. 시즌은 끝났지만, 다시 한번 모든 배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기사제공 뉴스1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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