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자존심 회복하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모처럼 스토브리그에서 '큰손'의 면모를 뽐냈다. 줄곧 선수단 몸집을 줄이고, 유망주 육성에 힘쓰던 롯데의 '기조'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리빌딩을 끝내고 성적을 내기 위한 첫 발걸음. 그 시작은 그동안 줄곧 롯데의 발목을 잡아왔던 '안방마님'을 비롯한 '내야의 꽃' 유격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특히 유망주들이 있는 포수보다 더욱 급했던 것은 유격수의 영입이었다. 내부 육성을 통한 유망주 발굴은 쉽지 않았고, 트레이드를 비롯해 방출 선수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운동신경이 뛰어난 외야수 영입을 희망하면서, 딕슨 마차도와 결별한 이후 롯데의 유격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진혁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왔다.
노진혁은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는 줄곧 NC에서만 뛰며 통산 801경기에 출전해 615안타 71홈런 타율 0.266 OPS 0.761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FA 자격을 얻기 전 성적은 더욱 눈부셨다. 노진혁은 5시즌 연속 20개 이상의 2루타를 생산, 67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그리고 3시즌 연속 OPS 0.800을 넘어설 정도로 공격력에서는 리그 최상위권의 유격수로 평가받았다.
노진혁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고질병'으로 불리는 허리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건강할 때 노진혁은 수비력 또한 흠 잡을 곳이 없는 선수임에는 분명했다. 이에 롯데는 FA 시장이 개장함과 동시에 움직였고, 4년 총액 50억원의 제안을 건넨 끝에 노진혁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노진혁의 입단식을 개최할 때부터 공격력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노진혁의 지난해 활약은 분명 아쉬웠다.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루틴을 보유하고 있는 노진혁은 롯데로 이적한 첫 한 달 동안 18안타 1홈런 타율 0.257 OPS 0.715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롯데가 상승세를 그리던 5월 21경기에 출전해 21안타 2홈런 타율 0.318 OPS 0.892로 활약,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6월 연습 과정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한 것. 당시 근육이 파열되거나 찢어지는 등의 큰 부상이 아니었던 만큼 롯데는 한숨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부상은 예상보다 심각한 모양새였다. 노진혁은 빠른 복귀를 위해 일본 이지마 접골원을 방문해 재활에 힘썼고, 7월부터는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진혁은 7월 한 달 동안 타율 0.109에 그치더니, 8월에는 타율 0.259, 9월에든 타율 0.205에 그치는 등 침묵에 길어졌고, 그 결과 지난해 113경기에서 86안타 4홈런 51타점 43득점 타율 0.257 OPS 0.724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18년 노진혁이 주전 자리를 꿰찬 이후 이렇게 부진했던 것은 작년이 처음이었다. 사실상 '커리어로우' 시즌이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만큼 노진혁은 올해 반등을 꿈꾸고 있다. 롯데 야구를 지켜보는 팬들만큼 스스로의 아쉬움이 정말 컸던 한 해였다. 미국 괌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노진혁은 "작년은 정말 아쉬웠다. 올해는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올해는 무조건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두 자릿수 홈런을 치겠다는 마음"이라고 캠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단순히 부진했던 시즌이 아닌, 부상에 발목을 잡혔던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동안 노진혁을 향한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허리가 아닌 새로운 부상이었기 때문이다. 노진혁은 "작년에 옆구리 부상만 아니었다면 조금 괜찮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허리가 아닌, 옆구리 부상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새롭게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 전준우와 유강남, 윤동희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주전을 보장하지 않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심산이다. 지난겨울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맺은 노진혁 또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제는 유격수 자리도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일단 노진혁 또한 유격수를 비롯해 3루 수비도 소화할 수 있게 구슬땀을 흘리는 중.
노진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2루 펑고도 한 번 받아봤다. '내가 언제 2루 펑고를 받아보겠어'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결국 유격수 또는 3루수 쪽으로 포지션이 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포지션은 자연스럽게 결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3루수로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감독, 코치님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조건 한곳에서 뛴다는 생각보다 다양하게 준비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노진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수비의 달인' 김민호 코치와 함께 수비 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방망이는 조금 천천히 하고 있는데, (수비 페이스는) 너무 빠르다"고 너스레를 떨며 "원래 페이스를 매우 차근차근 올리는 편인데 김민호 코치님께서 매우 열정적이시다. 그에 맞추느라 지금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다. 김민호 코치님께서 열정만큼은 어마어마하다. 옛날 생각이 많이 떠오르더라"고 활짝 웃었다.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진혁이 유격수로 출전하고 김민성이 2루수로 나설 경우 '우승반지'를 보유한 이들의 키스톤 콤비 호흡을 볼 수 있다. 노진혁은 "(김)민성이 형이 펑고 받는 모습을 보니 나와 비슷하더라. 2루수 쪽에서 더블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봤는데, 내가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수비를 하시더라. 나 같은 경우 박찬호(KIA)처럼 날라다니지는 못하지만, 핸들링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민성이 형과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역대 롯데 유격수들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던 것은 2020년 딕슨 마차도의 12홈런.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 5시즌 중 4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펀치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노진혁은 언제든 롯데의 새역사를 쓸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크게 부진했기에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자존심 회복"을 바탕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삼은 노진혁이 부활을 꿈꾼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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