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지난 2일 스프링캠프 들어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39km가 나왔다.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류현진의 구속을 문제 삼지 않았다.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KK' 김광현은 1일 대만에서 연습 경기에 등판했다.
2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그다지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최고 구속은 142km가 찍혔다. 류현진 보다 3km가 더 나왔다. 하지만 김광현의 구속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즌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 온 상황. 김광현의 구속은 좀 더 올라와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왜 류현진은 139km면 만족스럽고 김광현은 142km를 던졌음에도 아쉬움을 남았을까.
정답은 투구 패턴에 있다. 공 던지는 방식이 다른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제 구속으로 승부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고 있고 모든 구종을 제구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고 있다.
류현진의 공을 상대 해 본 한화 타자들은 하나 같이 "류현진 선배의 공은 찍힌 구속 보다 더 빠르게 느껴졌다"고 털어 놓았다.
139km를 145km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피칭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일단 류현진은 체인지업에 장기를 갖고 있는 투수다. 체인지업으로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서 특급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커브를 비록해 느리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을 갖고 있다.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상대의 눈길을 흐트려 트리고 패스트볼을 더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류현진의 공을 상대해 본 한화 장규현은 한화 이글스 공식 유튜브 '이글스 TV'와 인터뷰서 "커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알고도 못 칠 구종이었다. 보통 커브는 처음에 떠올랐을 때 스윙을 시작하면 대비가 가능한데 류현진 선배님의 커브는 달랐다. 처음 뜨는 순간 공격을 시작하면 어느 새 포수 미트에 꽂졌다. 스피드가 빠른 것은 아닌데 각도가 좋고 꺾이는 순간 스피드가 좋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 놀라웠다. 메이저리그 물은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투구 스타일이 다른 투수다.
김광현도 해를 거듭할 수록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지고 완급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김광현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다. 빠른 공이 뒷받침이 될 때 진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투구 패턴이 조금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패스트볼의 구위와 힘이 있을 때 자신의 몫을 다해낼 수 있다.
지난해 김광현을 가장 많이 연구한 코치는 현재 두산으로 옮겨 간 박흥식 전 롯데 코치였다.
롯데 타격 코치였던 박 코치는 어떻게든 김광현을 무너트려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롯데가 김광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우세 시즌을 가져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롯데 킬러'로 통했다.
그만큼 김광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던 박 코치다.
박 코치는 "김광현에 대해 롯데 타자들이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와일드한 투구 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광현은 투구 패턴이 달라지기는 했다. 이전 보다 변화구 구사 비율도 늘어났고 변화구도 다양해졌다.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도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광현 하면 여전히 힘 있고 빠른 공이 주무기라 할 수 있다. 힘 있는 공이 통할 때 100%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롯데 타자들이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여전히 힘 있는 공을 던졌기 때문에 대처가 쉽지 않았다. 김광현 하면 여전히 빠르고 힘 있는 공이라는 공식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고 본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상태에서 류현진의 페이스가 김광현 보다 좀 더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구속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앞으로 다가 올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서 류현진의 경기 운영 능력과 김광현의 구속을 기준으로 지켜보는 것은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기사제공 STN 스포츠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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