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의 이야기만 나오면 활짝 웃는다. 타자로도 포수로도 제 역할을 100% 수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2018년 프로 데뷔 후 2021년까지 4시즌 동안 525경기에 나와 타율 0.308(2092타수 644안타) 81홈런 340타점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상승세도 잠시 최근 2년간 강백호는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세를 겪었다. 2022년엔 데뷔 후 가장 적은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도 0.245로 가장 좋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71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65로 부진했다. 홈런도 급감했다. 두 자리 수 홈런 생산에 실패했다. 각각 6홈런, 8홈런이었다.
강백호는 올해 마침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3∼4월 치른 33경기에서 타율 0.319(141타수 45안타) 10홈런 31타점으로 좋았다. 5월 페이스는 더 좋다. 21일 경기 전까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7 4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더 정확성이 좋아졌다.
장타력도 상승하면서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와 홈런 부문 1위로 올랐다. 이러한 페이스라면 데뷔 첫 30홈런에 도전할 수 있어 보인다.
가장 큰 변화가 있다. 포수 출전이다.
이미 고교시절 투타 겸업으로 유명했다. 프로 입단해서는 타자로만 나섰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포수 마스크를 썼었다.
그런데 프로 7년차가 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포수로 나서고 있다. 다시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있다.
무엇보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개인과 팀에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웨스 벤자민과 같이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의 공을 받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젊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수원 LG전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해 선발 성재헌(2⅔이닝)부터 손동현(3이닝), 김민수(⅓이닝), 김민(1이닝), 이상동(2이닝)과 호흡을 맞추며 팀의 10-4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타자로서의 활약도 좋았다. 솔로포 포함 멀티히트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6회 강백호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타선이 깨어나면서 대거 7득점을 올리며 빅이닝을 완성하면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사령탑도 대만족이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승리 포수가 됐다"면서 "중간에 바꿔주려고 했는데 끝까지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껄껄 웃었다.
해결사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새롭게 해결사로 부상한 선수들 중에는 삼성 김영웅과 LG 김범석이 눈에 띈다.
이강철 감독은 "김영웅은 걸리면 가더라. 김범석도 (방망이를) 정말 잘 돌린다"고 감탄하면서도 "나는 (강)백호가 가장 무서운 거 같다. 우리 팀 선수지만 백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생긴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컨택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수로 나서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포수로서 계속 볼배합을 하면서 머리를 쓰니까 타격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공부가 많이 되지 않겠나"면서 "본인이 너무 좋아한다. 뭔가를 잡고 던지고 하니까 좋아하더라. 본인이 진두지휘하는 게 있다. 영향력이 있는 포지션에 있다 보니 예전보다 멘털도 많이 좋아졌다. 인터뷰를 보니까 말을 잘 했더라. 혼자만 하는 플레이보다 팀을 살려야 하고, 투수를 살려야 하고 뭐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양의지의 이야기도 꺼냈다. 이 감독은 "잠실에서 의지를 만났는데, (강백호가) '훨씬 더 잘 칠겁니다'고 하더라. 잘 할 것 같다. 저런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양)의지급이라고 봐도 되지 않겠나"라고 애제자를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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