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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사태'에 농구팬 트럭 시위…한국가스공사는 재정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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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사태에 팬들이 마련한 트럭시위 (서울=연합뉴스)

 


1년 만에 '해외 도전'을 중단하고 한국 프로농구로 돌아온 이대성이 일으킨 논란에 농구 팬들이 트럭 시위에 나섰다.

2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KBL센터 앞 도로에는 '한국농구와 농구팬을 우롱하는 이대성과 삼성은 반성하라'는 문구를 적은 트럭이 나타났다.

이번 시위를 주최한 팬들은 '지금까지 이런 선수는 없었다. 이것은 템퍼링인가 이중계약인가' 등 문구를 담아 이대성과 서울 삼성을 규탄했다.

주최 측은 이대성의 행보에 대한 팬들의 분노를 전달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자 시위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는 이기적인 선수가 '투지', '열정', '도전'이라는 좋은 키워드로 포장해 다른 선수와 팀을 무너뜨리고 한국 농구 발전을 저해하는 걸 다시는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최근 구단 운영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몇 차례 트럭 시위를 벌인 적이 있지만 이대성처럼 특정 선수만 겨냥해 움직임에 나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과 성장을 원한다고 호기롭게 외치며 해외리그로 나선 이대성이 1년 만에 돌아와 서울 삼성에 입단하자 그를 응원했던 팬들의 실망감이 드러난 것이다.

이대성은 지난 21일 삼성과 2년, 첫해 보수총액 6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해외로 나서기 전 소속팀이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의 갑작스러운 삼성행이 불편하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이대성의 도전 의지를 존중한 한국가스공사는 임의해지 등 방식으로 선수에 대한 권리를 보류하지 않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완전히 풀어줬다.

이대성이 지난해 국내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보수의 200%(11억 원) 상당 보상금이나 보상선수 및 보상금(2억 7,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최소한 2년은 해외 무대에서 경쟁해볼 것이라 한 발언을 믿고 FA로 풀어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대성이 '유턴'하면서 1년 만에 국내 소속팀을 바꾼 모양새가 됐고, 한국가스공사는 이에 따른 보상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대성은 본래 한국가스공사에 임의해지 방식을 제안했으나 구단이 전략적 선택으로 자신에게 FA 신분을 줬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호시스 미카와(일본)와 동행을 끝내고 국내 FA 시장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진정성 있는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기자회견에 나선 이대성은 한국가스공사에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반발하는 구단 측 반응을 놓고 '당황스럽다'고 7차례나 언급하는 등 날을 세워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이대성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한국가스공사는 24일 오전 KBL에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재정위원회 개최를 신청했다.

이대성이 삼성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3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으니 들여다봐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한국가스공사가 공문을 통해 거론한 세 항목은 '사전 접촉', '이익 침해', '신의 성실 위반과 명예훼손'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과 삼성 사이 KBL이 금지하는 사전 접촉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짙게 의심한다.

일각에서는 이대성이 지난달 삼성의 정식 사령탑이 된 김효범 감독과 절친한 만큼 일찌감치 삼성행에 합의한 후 한국가스공사의 제안을 기다리는 것처럼 처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 이대성은 "(삼성의) 오퍼를 받은 시기는, 사실 (미카와와 계약 해지 전까지는) 공식적인 오퍼를 (구단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의견이나 이런 부분은 김효범 감독님과 친한 사이라 편하게, 말 안 해도 아는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거취에 대해서는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김 감독과 '같은 마음'이었을 뿐, 구단의 공식 제안을 받고 협상을 시작한 건 미카와와 관계를 정리한 이후였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한국가스공사는 최소 2년 이상 해외리그에 도전한다고 밝힌 걸 믿고 구단 운영 전략을 짠 만큼 이대성이 상호 신뢰를 깨버렸다고 보는 걸로 풀이된다.

KBL이 한국가스공사의 요청대로 실제 재정위원회를 열지는 미지수다. 재정위원회가 열리려면 KBL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어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KBL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규정에 따라 재정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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