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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2차 드랩→방출 영입' 노력에도…김태형이 마법사는 아니다. '주전 공백' 메우기가 이렇게 어렵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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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5회초 2사 1, 3루 노진혁이 1타점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명장' 김태형도 마법사는 아니다. 없는 선수자원을 뚝딱 만들어낼 순 없다.

롯데 자이언츠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막 2경기만에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롯데는 지난 겨울 내야 보강에 골몰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참가가 확실시되던 한동희가 지난해 슬럼프에 빠지며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때문에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둔 상황. FA 안치홍도 한화 이글스로 떠나면서 내야가 텅 비어버렸다.

안치홍은 지난해 롯데의 주장이었다. 지난해 타율 2할9푼2리 8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4를 기록하며 전준우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던 선수다. 그 빈자리가 트레이드나 방출 선수로 쉽게 메워질리가 없다.

현재 롯데 1군급 내야 중 내부에서 성장시킨 선수는 노장 정훈을 빼면 군필 신예 나승엽, 이주찬 뿐이다. 앞서 이학주(트레이드) 노진혁(FA) 박승욱(방출선수)을 보강했고, 올겨울에도 김민성(트레이드) 오선진 최항(2차 드래프트)을 잇따라 영입했다.

 



25일 한화 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안치홍.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

 

 

 

여전히 주전 내야진에 아쉬움이 남는다. 수비의 견고함은 갖췄지만, 공격이 문제다. 한동희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니 더욱 답답해졌다. 36세 김민성과 35세 노진혁의 분발을 기대해야하는 처지다. 하지만 이들이 매일 같이 홈런이나 적시타를 쳐줄 수는 없다.

문제는 다른 선수들이 아쉬움의 간극을 메워주기 어렵다는 것. 2루 공백을 버텨주는 역할이지, 장기적으로 주전 선수의 역량까진 갖추지 못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가 롯데에 부임하자마자 시작한 게 고승민의 2루 복귀 테스트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김민석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다행히 고승민이 거듭된 포지션 이동을 잘 견뎌내고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지만, 더이상 내야 전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나승엽 역시 3루 대신 1루에 자리잡으면서 내야가 더욱 휑해졌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3회초 무사 김민성이 김광현을 상대로 솔로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한동희-이학주-안치홍-이대호(정훈) 시절 '지금 당장 뛸 자리가 없다'며 내야 유망주들을 대거 외야수로 전향시켰던 반작용일까. 그때는 손아섭 민병헌이 차례로 이탈하면서 외야가 비어있었다.

이제 외야는 고승민 윤동희 김민석 등 주전급 젊은피로 가득해졌다. 뒤를 받치는 황성빈 이정훈, 군복무중인 조세진 추재현 등도 적지 않은 1군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최고참 전준우도 좌익수로 종종 기용된다.

반대로 내야가 메말랐다.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건 올여름 국군체육부대에서 돌아오는 한태양 정도다. 김세민 김서진 배인혁(이상 군복무중) 정대선 이호준 강성우 등 신예 선수들은 대부분 1군 경험도 일천하고, 아직 시간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구단 내부에도 김민석과 윤동희의 외야 전향을 아쉬워하는 시선이 있는 이유다.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 인천=정재근 기자

 

 

 

사실 이 같은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건 팬들이다. 스프링캠프와 부산에서 만난 롯데팬들은 김태형 감독의 부임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당장 우승까지 기대하진 않는다. 어차피 응원은 할 거니까, 꾸준히 가을야구만 해줘도 감사하다. 우승 도전은 재계약 후에 하셔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FA 3명에 박세웅의 연장계약, 김태형 감독의 선임까지 적지 않은 돈을 쓴 구단은 우승을 원한다. 이제 롯데는 '윈나우'로 달려야한다. 취임식에서 '올해 가을야구, 3년내 우승'을 내걸었던 김태형 감독이 보여줄 시즌 운영이 궁금해진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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