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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고 내려와”...꼴찌 롯데 다잡는 김태형의 ‘밀당’ 리더십

조아라유 0
28일 한화에 난타당한 에이스 박세웅을 교체하지 않은 이유


지난 28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 3-2로 롯데가 앞선 5회말 롯데 ‘에이스 선발’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랐다. 4회말까지 2실점을 내주며 호투하던 박세웅이 갑자기 흔들렸다. 한화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안타, 페라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노시환에게 다시 안타를 내주며 곧장 무사 만루로 몰렸다.

박세웅은 한화 4번타자 안치홍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지만, 채은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를 허용, 3-3 동점이 됐다. 이후 박세웅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도윤에게 몸에맞는볼을 던져 3-4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최재훈-황영묵-장진혁-김태연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3-10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투구 수도 100개를 넘겼다.


롯데 김태형 감독./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롯데 불펜에선 한현희가 몸을 풀고 있었다. 4회말까지 접전이었던 경기였고 3-4 상황에서 흔들리던 박세웅을 바꾸면 추격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롯데 덕아웃은 박세웅을 내리지 않았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상대 타순이 1회순을 하고 주자가 다 홈으로 들어온 뒤에도 박세웅이 페라자에게 다시 안타를 맞자 그제서야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날 경기는 결국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한화가 12대3으로 대승했다. 박세웅은 4와3분의2이닝 동안 11피안타 10실점(9자책) 4볼넷 4탈삼진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시즌 4패를 기록했다.

이날 각종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박세웅을 내리지 않는 롯데 덕아웃 판단을 두고 ‘벌투냐 아니냐’를 둔 논란이 벌어질 정도로 화제가 됐다. 다음날 김 감독은 박세웅을 5회말 도중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세웅이) 5회까지는 마무리 시키게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이 그간 대전 구장에서 유독 약했던 것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김 감독은 ‘그런 얘기는 말도 안된다’고 선을 그었단다. 경기 후 야구 팬들 사이에선 “이 정도면 박세웅은 대전 경기에서 빼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김 감독은 “앞으로도 대전 경기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박세웅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 28일 한화전에서 부진했던 롯데 에이스 박세웅./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박세웅은 명실상부 롯데의 에이스 선발이다. 팀 순위가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늘 10승 전후로 승수를 쌓아줬다. 올 시즌에도 28일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5승을 책임졌다. 팀에서도 팀내 연봉 1위(13억5000만원)로 대우하고 있다. 그런데도 ‘원래 대전에서 약하다’는 식의 약한 얘기를 하자 김 감독은 더 뿔이 난 것. 결국 박세웅을 내리지 않은 건 징크스나 불운에 휘둘리지 않는 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제대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올 시즌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천천히 ‘원팀(One Team)’으로 만들고 있다. ‘봄데’라는 별명도 무색하게 올 시즌은 초반부터 순위가 그리 좋지 않다. 한달여간 꼴지를 달리다 최근 9위로 올라섰지만 한화에게 2연패하며 다시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팀 내외에선 “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한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들이 천천히, 제대로, 끝까지 해보자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해설위원은 “선수들을 다잡을 땐 확실하게 다잡으면서도 분위기가 굳거나 침체되지 않게 적절히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며 분위기를 관리하며 팀을 끌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참이나 에이스 등 특정 선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도 않으면서도 책임을 강조하고, 동시에 젊은 선수들에게도 되도록 기회를 주며 팀 전체에 의욕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2연패에도 이번달로 보면 롯데의 기세는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주(21~26일)에는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10개 팀 중 승률이 1위였다. 이 기간 팀 타율도 0.333으로 2위 KT(0.64)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주포이자 팀 고참인 주장 전준우와 정훈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윤동희부터 나승엽, 고승민이 활약하는데다 시즌 초 부상을 당했다 돌아온 황성빈이 리드오프로 다시 돌아오면서 막강한 상위타선을 구축했다. 박승욱, 유강남 등 부진했던 하위타선도 이달 들어 맹타를 휘두고 있다.

신예 전미르와 마무리 김원중을 중심으로 불펜도 안정을 찾으면서 ‘반즈-박세웅-윌커슨’으로 이어지는 ‘선발 야구’도 들어맞고 있다. 외인 에이스 반즈가 최근 부상으로 한달여간 이탈하게 된 것이 아쉽지만 김진욱, 홍민기, 이민석 등 신인 투수로 공백을 메워가는 모습이다.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올시즌 KBO리그는 30일 현재 리그 최하위 롯데와 선두 KIA의 경기차는 11경기반, 5위 NC와는 5경기반 차이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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