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1억 1300만 달러(약 1565억 원) 타자' 이정후(26)의 빈자리가 그리 쉽게 메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대체자로 언급됐던 루이스 마토스(22·이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달콤했던 일주일 뒤 끝없는 부진을 이어가면서 중견수 자리까지 위태로워지고 있다.
마토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뉴욕 양키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스위퍼를 건드렸다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비슷한 위치로 2구 연속으로 들어오는 스위퍼를 건드려 좌익수 뜬 공 처리됐다. 이후 직구에 또 한 번 외야 뜬 공으로 물러났고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토미 케인리의 체인지업에 속절없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한때 0.385까지 치솟았던 마토스의 시즌 타율은 0.215까지 추락했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570까지 떨어졌다. 벌써 4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이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상대 선발 투수인 코디 포팃이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음에도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부상 당한 이정후를 지난달 14일부터 19일까지 5경기서 16타점을 폭발시킨 화려했던 일주일이 일장춘몽으로 느껴질 정도의 부진이다. 마토스는 이정후가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한 지난달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 이후 주전 중견수로 출전했다. 이후 LA 다저스와 홈 3연전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3연전에서 5경기 동안 16타점을 폭발시키며 온갖 기록을 경신하더니 급기야 샌프란시스코 선수로서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이 주의 선수상'을 받았다.
MLB.com에 따르면 마토스가 올 시즌 첫 6경기에서 올린 17타점은 1920년 타점이 공식 집계된 이래로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시즌 첫 6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타점 신기록이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이 주의 선수상을 받은 건 2018년 5월 20일 브랜든 벨트가 마지막이었다.
루이스 마토스. /AFPBBNews=뉴스1
이때만 해도 이정후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무안타 경기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5월 2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 경기 이후로는 안타 자체를 치지 못했다. 또한 중견수 수비도 좋은 것이 아니어서 이대로면 중견수 자리도 위태롭다. 당장 3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도 마토스는 수비가 좋은 타일러 피츠제럴드에게 중견수를 내주고 6번 타자 및 우익수로 출전했다. 이렇듯 마토스의 계속된 부진과 맞물려 최근 결정된 이정후의 소식이 샌프란시스코 현지 팬들의 마음을 쓰라리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지난 1일 "이정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로 왼쪽 어깨 수술을 5일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정후의 병명은 정확히 왼쪽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으로 인한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이며 지난달 17일 엘라트라체 박살부터 수술을 권유받았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미국 서부의 스포츠 권위자로 우리나라에는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5년 류현진의 어깨 관절와순 수술과 2016년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2018년 오타니의 팔꿈치 수술을 직접 진행했다. 류현진과 오타니는 이후 좋은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하면서 엘라트라체 박사의 실력을 입증했다.
2025시즌 복귀를 목표로 한 가운데 이정후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 역시 "이렇게 루키 시즌을 끝낼 줄은 몰랐다. 내가 겪은 커리어 중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2018년에 똑같은 수술을 했다. 그때도 수술받은 다음 해에 좋은 활약을 펼친 기억이 있다. 지난 한 달 반의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걸 기억하면서 열심히 재활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루이스 마토스. /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