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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감독 '트렌드 바뀌었지만 여전한 비정규직' 근로자 (칼럼)

조아라유 0

- 배재고 야구부 감독 재신임에 운영위원회 한 표 선사, 과연 학교장 선택은?
- 학교 야구부 감독에 대한 학교의 존중과 신뢰 필요

 

목동구장에서 트레이닝에 임하는 배재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도 그와 같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지난 23일, 배재고등학교 운동부 지도자 해임과 관련하여 학교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이미 자진사임 의사를 밝힌 운동부를 제외한, 야구부 권오영 감독에 대한 거취도 격론이 오갔는데, 투표 결과 8:5로 유임하자는 의견이 앞섰다고 한다. 여기까지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권오영 감독은 올해 배재고 야구부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권 감독 및 학부모측은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권오영 감독은 "걱정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다. 일단, 운영위원회에서 유임 권고를 했다고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교장선생님이다. 교장선생님께서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 안 됐다. 지금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일단 선수들이 동요하는 일 없이 묵묵히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자 고교야구 감독들도 하나같이 서두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굳이 배재고 사례가 아니더라도 본인들 역시 언제든지 학교(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재계약을 할 수 없을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감독자 협의회를 통하여 다양한 고충들이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본인이 그 상황에 처해 봐야 심각성을 깨닫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당장 감독들이 무엇을 도모하거나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교야구 사령탑들의 선임과 해임이 밥먹듯 진행된 일이 있었다. 성적, 민원, 어른들과의 관계 등 사연도 다양했다. 때마침 프로야구에서도 계약기간이 남은 감독들이 자진사임을 이유로 해임되는 사례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에 영향을 받은 듯 한때 고교야구도 이러한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고교야구는 프로와 그 성격이 다르고, 엄연히 교육의 목적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크게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감독을 한 번 선임하면 최소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임기를 보장해 주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들이 1년 단위로 계약을 상신해야 하는 비정규직이라는 점은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로 남게 됐다.

장충고처럼 야구부 감독이 체육 교사직을 병행하여 교사와 동등하게 대우해 주는 경우나 덕수고처럼 학교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한 것이 아닌 이상에는 교사와 지도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감독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기사제공 MHN스포츠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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