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년 동안 2명뿐" 커쇼 200승 본 우리가 왜 행운아인가... 쏟아진 극찬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클레이튼 커쇼./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를 볼 수 있었던 우리는 정말 행운아다."

미국 메이저리그 MLB.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이 커쇼의 통산 200승 달성을 지켜보며 남긴 말이다.

커쇼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1패)이자 통산 200승째를 달성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한 커쇼는 2008년 데뷔했다. 10경기 만인 2008년 7월 28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뒀고 그로부터 16년 뒤인 이날 200승 고지를 밟았다. 통산 성적은 405경기 200승 88패 평균자책점 2.48, 2606이닝 2833탈삼진.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경기 전까지 뉴욕 메츠에 16경기 10승 무패로 단 한 번도 져본 적 없는 천적으로서 모습을 이날도 과시했다. 6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고 가장 큰 위기였던 7회 2사 1, 3루에서는 토미 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LA 다저스는 J.D.마르티네스가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커쇼의 200승을 도왔다.

통계 전문가 랭은 자신의 SNS에 거듭 "우리가 커쇼를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그 근거는 충분했다. 랭에 따르면 1901년 이후 122년간 7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3피안타 이하, 무사사구를 기록한 경기를 15회 이상 달성한 투수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그렉 매덕스(22회)와 커쇼(15회) 둘뿐이었다. 그 밑으로는 명예의 전당 입성자 피트 알렉산더가 14번으로 근접했을 뿐 좀처럼 보기 힘든 대기록이었다.

커쇼의 제구력은 확실히 역대급이어서 그의 이닝당 안타, 볼넷 허용률(WHIP)은 1,00으로 1900년대 이후 2000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 중 역대 3번째다. 같은 조건에서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도 공동 58위(2.18개)로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로 한정하면 공동 39위로 40위 안으로 좁혀진다. 그야말로 다시 보기 힘들 제구와 구위의 선수를 보고 있으니 통계 전문가로서 찬사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LA 다저스 구단이 클레이튼 커쇼의 통산 200승을 축하했다./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커쇼는 이 밖에도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61번째 7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를 했는데 이는 1900년 이후 LA 다저스 구단 역대 2번째다. 1위 기록은 돈 서튼의 63회. 또한 서튼(233승), 돈 드라이스데일(209승) 이후 구단 역사상 LA 다저스에서만 200승을 거둔 3번째 투수이기도 하다.

이 200승에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콜로라도 로키스(26승 11패)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3승 9패)가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 아메리칸리그 팀들을 상대로도 27승(5패)을 거둬 인터리그 경기에 20번 이상 선발로 나선 투수 중 최고 승률(0.844)을 기록 중이다.

당분간 그의 뒤를 이을 젊은 투수가 요원하다는 점에서 이번 200승은 특별하다. MLB.com에 따르면 커쇼는 만 30세가 되기 전에 144승을 거뒀으나, 현재 대부분의 20대 투수는 100승도 하지 못하고 있다. 20대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토론토의 호세 베리오스(29)조차 73승뿐이다.

현재 200승 이상 달성한 선수는 커쇼와 저스틴 벌랜더(244승), 잭 그레인키(223승), 맥스 슈어저(203승)뿐으로 애덤 웨인라이트(41)가 195승으로 다음 주자로 유력하다. 12명의 현역 선수들이 100승 이상을 기록 중이지만,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자니 쿠에토(37)의 143승이어서 웨인라이트 이후로는 한동안 200승 투수를 볼 수 없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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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