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서 2승 수확
30연패 사슬 끊어내고 3년 만에 탈꼴찌 성공
발리볼네이션스리그 30연패서 탈출한 여자배구. ⓒ Xinhua=뉴시스
[데일리안 = 김평호 기자] 국제대회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여자배구가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값진 2승을 수확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6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규슈시 서일본종합전시관에서 열린 VNL 3주 차 4차전에서 FIVB 세계랭킹 8위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0-3(21-25 11-25 17-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VNL에서 2승 10패(승점 6), 16개 참가국 중 15위의 성적을 거뒀다. 초라한 성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여자배구는 희망을 봤다.
한국은 1주차 마지막 경기서 태국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VNL 30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한국이 VNL 무대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21년 6월 15일 캐나다전 이후 약 3년 만이자 31경기 만이었다.
태국을 상대하기 전까지 한국은 VNL서 무려 30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2021년 VNL 막판 3경기에서 당한 연패를 시작으로 2022년(12패)과 2023년(12패)에는 전패 수모를 겪었다. 올해 VNL에서도 1주차 초반에는 중국,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에 잇따라 패하며 연패가 30경기까지 늘어났다.
김연경을 앞세워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오른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여자배구는 새롭게 선임한 모랄레스 감독 체제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세대교체에는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그래도 태국을 상대로 빠르게 연패를 끊어내며 더 큰 수모를 막아냈다.
여자배구는 한 때 중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는 3강 자리를 유지했다가 최근 들어 태국에도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VNL서 모처럼 시원한 승리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여자배구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정지윤. ⓒ Xinhua=뉴시스
여세를 몰아 한국은 3주차에는 유럽의 강호 프랑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치고 VNL 2승 째를 달성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21년 3승 12패(승점 10점)로 16개 참가국 가운데 15위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이번 대회 정지윤이라는 새로운 에이스를 발굴해 낸 것도 큰 수확으로 꼽을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을 경험했던 정지윤은 대표팀이 대회 2승째를 거둔 프랑스전에서 팀 내 최다인 20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고, 한일전에서도 17점을 올리며 패배 속에서 홀로 분전을 펼쳤다.
냉정하게 아직도 세계 배구와의 격차는 뚜렷하지만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모랄레스호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김평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