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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축구, 새 감독 선임 기준되나

조아라유 0
 
지난 20일 韓축구 방향성 담은 기술철학 공개
"새 감독 선임에 적용…누구든 내용 잘 알아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4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2.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대한축구협회(KFA)가 부임하는 감독에 따라 달라졌던 한국 축구 스타일에 나침반이 될 기술철학을 공개하며, A대표팀부터 23세 이하(U-23), 20세 이하(U-20) 대표팀까지 통일성 있는 축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선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A대표팀 감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한국인 지도자를 위한 건 아니라고 명확하게 짚었다.

축구협회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 기술철학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임생 기술이사, 김지훈 축구인재육성팀장, 조준헌 국가대표운영팀장 등이 발표자로 나서 '기술철학 및 기술정책',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KFA 게임 모델 및 적용' 등에 대해 발표했다.

기술철학, 연령별 대표팀 운영 계획, 게임 모델 등을 포함한 'Made In Korea'라는 이름의 대표팀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공개하면서, '빠르고(Fast), 용맹하게(Fearless), 주도하는(Focused)'이라는 슬로건까지 함께 소개했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는 제대로 된 방향성 없이 A대표팀을 이끄는 감독 스타일 혹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축구 트렌드에 따른 스타일로 여러 대회를 소화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당시 한국에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을 안겼던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좋은 예다.

당시 벤투 감독은 후방에서부터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빌드업 축구를 구사했다.

해당 스타일로 월드컵 16강까지 올랐던 만큼 그 축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으나, 벤투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았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모두 다른 축구를 지향했다.
 


[서울=뉴시스] 대한축구협회 기술철학 로고.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축구협회도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부분을 인지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등 세계적인 강호들처럼 지휘하는 감독에 따라 세부 전술은 달라질 수 있어도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은 바뀌지 않는 한국 축구만의 기술철학을 정립했다.

이 기술이사는 발표회 당시 '게임 모델'이라는 건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적인 접근법이라고 보면 좋다. 또 그 접근법이라는 건 설계도,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걸 인 플레이와 세트피스로 나눴다. 인 플레이에서는 공격, 수비, 공격 전환, 수비 전환으로 나눌 수 있고, 세트피스는 프리킥, 코너킥, 스로인 페널티킥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에 맞는 세부적인 전략을 세운 것뿐 아니라, A대표팀에 국한하지 않고 U-23, U-20 대표팀까지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 철학을 공유할 예정이다.

현재 공석인 차기 A대표 감독을 뽑는 데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 기술이사는 "차기 대표팀 감독이 누가 되든 이 게임 모델을 잘 알아야 한다"며 "이 철학은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거의 모든 지도자가 알고 있다. 신임 감독도 본인의 개성 및 철학을 구사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대한축구협회 기술철학 발표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김지훈 축구인재육성팀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한국의 정서를 강조했다고 해서 외국인 감독이 아닌 한국인 감독을 우선순위에 둔 건 아니라고 짚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최근 추린 후보 12명에 김도훈 전 울산 HD 감독, 홍명보 울산 HD 감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팀장은 "이번 기술철학 정립은 지난해 1월부터 착수했다"며 최근 진행 중인 신임 감독 선임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이 기술철학을 발표했을 때 외국인들이 호응할 정도로 국적과 상관없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지난 1차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가 만났던 외국인 지도자들도 이 기술철학에 대해 크게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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