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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기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프로 재취업’ 이예림, 간절함 안고 배구한다

조아라유 0

“감독님이 기용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도로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25)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 지명을 받았다. 현대건설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프로 통산 2경기(2세트) 출전 2점이 전부였다.

이예림은 2017년 자유신분선수로 공시됐다. 이후 실업 팀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펼쳤다. 대구시청-수원시청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며 자신감도 얻었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그러다 2021년 5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2021 신협중앙회장배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눈에 들었다. 대회를 보러 홍천에 왔던 김종민 감독의 마음을 잡은 것.

도로공사 입단 이후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던 이예림은 “나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각오를 하고 있다. 20살 때와는 다른 배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신중하게 결정을 했고, 도로공사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도로공사에서 세 시즌 째를 소화하고 있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건 아니지만 교체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1-22시즌 32경기-80세트를 소화했고, 지난 시즌에도 31경기-64세트를 소화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도 힘을 더했다.

올 시즌에는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의 합류로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29일 GS칼텍스전에서 김종민 감독으로부터 시즌 두 번째 선발 특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이날 이예림은 3점 공격 성공률 17.65% 리시브 효율 33.33%를 기록했다. 빛나는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양 팀 통틀어 최다인 디그 17개를 잡아내며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의 3-0 승리에 힘을 더했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도 “예림이가 잘 버텼다. 예림이는 공격이나 블로킹이 약하지만, 리시브와 수비가 좋다. 또 (이)윤정이와 잘 맞는다. 그래서 선발로 넣을 수 있었다. 본인 장점만 살리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예림은 “선발이라 떨렸다. 연습한 대로 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감독님께서 리시브나 수비 위주로 하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프로에서 두 시즌을 보낸 후 실업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오다 다시 프로로 넘어온 케이스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버티고자 언제나 노력한다. 또 한 번의 슬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



사진=KOVO 제공

 

 

이예림은 “신인 때는 덤벙거리면서 배구를 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운동을 많이 못해 밀리는 선수였다. 그때 기억이 많이 없다”라며 “지금은 언니들을 보면서 ‘저렇게 배구를 해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나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한다. 또 교체로 들어가더라도 ‘민폐만 끼치지 말자’라는 생각이다. 감독님이 기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프로 지명의 기쁨도 잠시 방출이라는 쓴맛을 봤던 이예림은 프로에 비해 관심도나 지원이 적은 실업에서 버티고 또 버티며, 재취업의 꿈을 이뤘다. 그래서 이예림은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한 시간이며, 행복하다.

이예림은 “나는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간절함을 안고 경기를 하고 있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절실해지는 것 같다”라며 “실업에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다. 실업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짧은 시간이라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예림, 앞으로도 도로공사에 힘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사진=KOVO 제공


 

기사제공 MK스포츠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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