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부상 악령이 지독하게도 팀을 괴롭힌다.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가 19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두 팀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나란히 승리를 노리는 경기다.
GS칼텍스는 호재 하나를 맞이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두 경기를 건너뛴 에이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이영택 감독은 “선발 출전 예정이다. 이틀 정도 훈련을 진행해봤는데, 상태가 좋아졌다. 본인도 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실바의 선발 복귀를 예고했다. 실바가 팀에서 차지하는 공격과 서브에서의 존재감이 압도적인 만큼, 실바 없이도 1라운드 맞대결에서 나름 선전했던 GS칼텍스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반가운 소식은 하나 더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안혜진이 마침내 팀과 동행하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안)혜진이는 팀과 동행했다. 재활은 끝났고 볼 운동에 참여 중이다. 엔트리에도 등록은 했다”며 안혜진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아직 실전 투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안혜진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문제는 실바의 반대편이다. 실바가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왼쪽에서 권민지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부위는 오른쪽 팔꿈치다. 이 감독은 “원래도 별로 좋지 않은 부위였는데,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블로킹을 하다가 충격을 좀 받았다. 진료 결과 좀 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치료와 휴식에 전념하고 있다. 김천에 동행하지 않았다”며 권민지가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권민지는 실바가 없는 기간 동안 공수 양면에서 많은 역할을 도맡으며 팀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그런 권민지의 공백은 실바가 없을 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GS칼텍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감독은 권민지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로 우수민을 낙점했다. 그는 “일단 아웃사이드 히터로는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우수민이 먼저 나설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이주아도 교체 카드로 쓸 수 있다. 만약 이것도 안 된다면 준비해둔 다른 포메이션을 꺼내게 될 텐데,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의 중책을 맡게 된 우수민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대신 리시브와 수비에서의 궂은일을 부탁한다고 이야기했다. 높이와 공격력에서는 좀 떨어질 지라도, 수비와 리시브에서는 우수민도 충분히 잘해줄 수 있는 선수다.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우수민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한국도로공사 출신인 우수민에 대해 “김천이 익숙한 곳이지 않나. 잘할 것이다”라며 진심이 섞인 한 마디를 유쾌하게 덧붙이기도 했다.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고 있는 이 감독은 해탈한 표정으로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좀 당황스럽긴 한데, 그렇다고 아픈 선수들을 억지로 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남아 있는 선수들과 함께 잘 버텨야 한다”며 초연하게 의지를 다졌다. 실바가 돌아오자마자 또 다른 주 전력을 잃은 이 감독과 GS칼텍스가 또 한 번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KOVO
김천/김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