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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안 박 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깊은 분노와 무력감이 스며 있었다. 사촌 동생인 故 박인혜 교사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감정이 북받치는지 대화가 자주 끊겼다.
서이초 사건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서이초 교사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제기됐다. 유가족도 재조사를 원하는가.
“‘원한다’기보다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맞다. 당시에도 제보와 증언이 많았지만 직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로 끝났나. 그때 우리 가족 모두 큰 충격을 받았고, 한 달 이상 정신과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인혜(서이초 교사)의 친동생은 그때 이후 2년 동안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른 가족들도 약을 먹으며 겨우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도 기대를 걸었다가 또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서 강하게 재조사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 순직 인정을 받았는데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적어도 순직 심사위원들 입장에서는 ‘공무상 사망’이라고 판단할 만큼 충분한 자료가 있었다고 본다. 아이들의 돌발 행동, 학부모 민원 같은 구체적인 사례가 객관적으로 확인됐고, 심사위원들도 ‘이런 문제들로 인해 교사가 큰 고통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 고통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누가 그 힘듦을 주었는지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힘듦은 분명히 인정했는데 정작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빠져 있는 것 아닌가.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수 있나. 죽음의 원인이 사회적으로 인정된 것과 책임을 명확히 묻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 서이초 교사가 가르치던 반 학부모가 2년 만에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본인 눈에는 누가 잘못했는지가 분명히 보이는데 그 사람들이 아무런 조사나 처벌도 없이 지내는 걸 매일 마주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커졌을 거라 본다. 사실 이번에 청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사건 초기부터 이메일을 통해 많은 제보를 해줬던 분이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심적 고통이 많았을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밝히기 곤란하다.”
― 당시 학부모 중 유력인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해 학부모의 신상을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심지어 AI를 활용해 신상을 추적했고 두어 명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다만 제한된 정보로 추적한 것이어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다.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관료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 유가족 협의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단순히 피해자 모임이 아니다. 더 이상 억울한 교사의 죽음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과 대전, 서울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순직 인정을 이끌어 내는 성과도 거뒀다. 지금은 제주 교사 사망 사건의 진상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서이초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 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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