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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청소노동자 "고소 학생 비난 멈춰달라…학교가 문제"

정선서 0 249 0 0
4일 <프레시안>이 연세대 농성장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김현옥 씨는 "고소한 학생을 욕하지 말라"며 "을하고 을이 싸우면 뭐가 되나. 학교가 처우개선 요구를 묵살하는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오히려 자신들을 고소한 학생을 감쌌다. (관련기사 : "청소노동자들에 소송하는 연세대 학생들의 '공정 감각' 의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 분회장을 맡고 있는 김 씨는 "이 이슈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학교가 쏙 빠졌다"며 "학교는 우리가 이렇게 농성을 하기 전에 미리 해결을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 나몰라라하는 학교가 너무 밉다. 학교가 빨리 교섭에 응했으면 좋겠다"고 원청인 학교를 비판했다. 연세대분회는 △시급 440원 인상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했으나 원청인 학교가 노조의 요구를 묵살해 농성에 나섰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김 씨는 연세대 학생들을 연신 '우리 학생들'이라고 부르며 연세대 학생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갈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노조를 지지하는 우리 학생들이 더 많다. 농성을 하고 있으면 덥다고 주스도 갖다주고, 연대발언도 하고, 우리가 있어서 청결한 교실에서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지난 2일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600여 명의 재학생이 연서명을 통해 청소·경비 노동자와 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농성장에서도 공대위 소속 재학생인 해슬은 "저희가 항상 마음으로 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더 연대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혐오세력의 목소리가 연세대 모두의 목소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도 최대한 집결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발언했다.

김 씨는 고소를 진행한 학생에 대해 "안타깝다"며 "자신의 공부에 방해가 됐다니 어떻게 하겠나. 학생을 미워하는 마음도 없고 원청과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학생은 학생 입장에서 (고소를) 하는 거니까 이해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와 학생이 싸울 일이 아니니 고소를 취하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김 씨는 처음으로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의 노조가 만들어지게된 계기를 생생하게 되새기기도 했다. 그는 "2008년 1월 28일 노조가 첫 출범했다. 조합원 위에 소장이 한 분 있었는데 본인의 집과 교회에 데리고 다니며 식모 부리듯이 청소시키고, 일시키고 '갑질'을 했었다. 임금 60만 원을 받았는데 거기서도 돈을 떼먹었다. 그러다 어떤 학생에게 우연히 그 이야기를 했는데, 그 학생이 '이건 부당 노동행위'라고 알려줬다. 그 이후 학생들이 몰래몰래 우리를 만나면서 조직을 했고, 20명으로 노조가 첫 출범하게 됐다"며 "아직도 그 때가 생생하다. 우리 학생들 덕분에 노조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연세대는 2008년부터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조직해 학내 비정규 노동문제와 관련해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연대하는 공동체를 만들며 청소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에 앞장서왔다. 이번 이번 소송 논란 파장이 더 컸던 배경이기도 하다. 

김 씨는 나임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강의계획서를 통해 청소노동자를 고소한 학생들을 비판한 사실을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니까 교수님께서도 그렇게 이야기해주고 이런 소통이 가능한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는 똑같은 학교에서 일하니까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우리를 구성원이 아니라 '청소하는 아줌마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살펴봐달라"고 부탁했다.

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냐는 마지막 질문에 김 씨는 "우리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며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노동조합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이고, 그냥 학생들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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