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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cm 고교생 안지원, 남자배구 전패 충격 속 희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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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이란 유스 대표팀과 연습경기... 세터 안지원, 스피드에 수비력까지

[오마이뉴스 김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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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원(190cm·벌교상고) 선수
ⓒ 김영국


매우 드문 일이다. '아시아 최강' 이란의 남자배구 유스(U18) 대표팀이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다. 한국 고교 팀과 연습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예상대로 이란의 장신 유망주 육성 시스템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이란 선수가 아닌, 국내 고교 선수였다. 안지원(19세). 벌교상고의 세터다. 고교생답지 않게 토스가 힘이 있고 빨랐다. 더군다나 수비력까지 뛰어났다.

어떤 선수인지 궁금했다. 서정식 벌교상고 감독의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안지원은 2000년생으로 전남 보성군 벌교상고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신장이 190cm다. 세터로서 준수한 높이를 갖추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일찍 입문한 탓에 기본기가 좋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도 눈길을 끈다. 중학교 때까지 레프트,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고교 1학년~2학년 초반까지는 주전 리베로로 뛰었다. 그러다 세터로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서 감독의 권유로 고교 2학년 중반부터 포지션을 변경했다. 현재는 벌교상고의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았다.

리베로 출신 세터, 스피드 배구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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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원 토스 모습... 벌교상고-이란 유스 대표팀 연습경기 (2018.6.14)
ⓒ 김영국


안지원의 장점은 리베로 출신답게 발이 빠르다. 때문에 토스할 때 볼 밑으로 찾아 들어가는 속도가 빠르고, 이단연결도 매끄럽다. 손목 힘도 좋아서 토스의 볼 끝을 잘 살린다. 세터지만 리시브·디그 등 수비력도 좋다. 이같은 점들은 스피드 배구에서 세터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조건들이다. 안지원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이다. 

특히 한국 배구는 이번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 보듯, 스피드 배구에 최적화된 세터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남녀 모두 세계 강호들의 세터와 격차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한 '스피드 배구 토스'에서 시급히 개선하고 따라가야 할 부분이 많았다.

서 감독은 "안지원이 세터로서 성장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감독인 나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며 "이대로만 쭉 커준다면 대형 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 팀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에 안성맞춤형 세터"라며 스피드 배구에 최적화된 세터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시아 최강' 이란, 장신화 유스 대표팀에 '스태프만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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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남자배구 유스(U18) 대표팀 선수와 코칭 스태프
ⓒ 김영국


이란의 장신 유망주 육성 의지와 시스템도 새삼 놀라웠다. 이란 남자배구 유스(U18) 대표팀은 오는 29일부터 이란에서 열리는 '2018 유스(U18)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다는 점도 신선했다.

18세 이하 선수들인데도 상당수가 신장이 200cm가 넘었다. 장신에 공격 파워와 빠르기까지 갖추었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어린 장신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육성하기 위해 동행한 코칭 스태프만 9명에 달했다. 한국 성인 대표팀에서도 볼 수 없는 대규모 지원단이다.

이란이 단순히 신체 조건이 좋아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강호로 올라선 게 아니란 점을 재확인시켜 준 것이다. 장신 선수를 완성형 선수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학교 시절부터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충분한 영양 보충, 그리고 꾸준함과 인내가 필요하다. 학교 시스템이 열악하다면, 국가대표팀 체계에서 장신 선수를 조기에 육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단신 선수들보다 빨리 기량이 퇴보하고, 키만 컸지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한국 남자배구가 네이션스 리그에서 9전 전패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연패 속에서 얻은 교훈은 더욱 또렷해졌다. 바꿔야 할 점이 수없이 많지만, 핵심은 스피드 배구 완성과 장신화다. 여기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남자배구의 미래는 계속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 세계 강호들은 한국보다 훨씬 장신이면서 더 빠르고 강력했다. 그러니 이길 도리가 없다. 안지원과 이란 유스 대표팀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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