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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완벽 부활, 송진우 코치가 푼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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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이렇게 극적인 반전이 또 있을까. 

한화 투수 송은범(34)에게 봄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한화 이적 후 3년간 4승24패 평균자책점 6.62.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평균자책점은 6~7점대였다. 최고 투수 전문가인 선동렬 감독도, 송은범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성근 감독도 송은범을 살리지 못했다. 그렇게 추억의 이름으로 잊혀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올 봄 송은범은 극적인 반전을 쓰고 있다. 10경기 모두 구원등판, 3승1홀드 평균자책점 1.56. 17⅓이닝을 던지며 13피안타 2볼넷을 허용했을 뿐 삼진 9개를 잡으며 6실점(3자책)으로 막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7, 피안타율 2할에 불과하다. 이 정도 표본과 내용이면 진짜 믿어볼 만하다. 

송은범의 극적인 변화에는 투심 패스트볼이 있다. 1군 대신 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한 송은범은 정민태 2군 투수코치로부터 투심을 배웠다. 시범경기에 맞춰 1군에 올라온 뒤 송진우 1군 투수코치가 "직구는 버리자"며 아예 투심만 던질 것을 주문했다. 누구도 풀지 못했던 송은범 사용설명서의 포인트였다. 

▲ 송진우 코치의 주문, "직구 버리자"
송은범은 "2군에서 정민태 코치님께 투심을 배우고 왔지만 이렇게 많이 쓸 줄은 몰랐다. 간간이 쓰지 않을까 싶었는데 1군에 와서 송진우 코치님이 보고선 '직구를 버리자'고 과감히 말씀하셨다. 투심 움직임이 좋아 보이셨나 보다. 코치님의 눈을 믿었고, 지금 그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송진우 코치는 "투심을 보니 너무 좋았다. 타자를 완벽하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심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니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직구를 던지면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직구를 버리자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송 코치는 "은범이는 모든 감독과 코치가 볼 때 아름다운 직구를 던지지만 타자에게도 치기 좋은 공이었다"며 "스피드가 좋지만 공이 높게 들어갔다. 홈런도 많고 외야로 빠지는 타구가 많았다. 지금은 투심이 낮게 들어가다 보니 땅볼 비율이 높다. 땅볼이 안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신 있게 승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송은범은 올 시즌 전체 투구의 79.7%가 투심이다. 이어 슬라이더(11.5%)-커브(7.7%)-직구(0.7%) 순으로 포심 패스트볼은 거의 던지지 않고 있다. 종전까지 송은범은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에 우타자 바깥쪽 위주로 승부하는 유형이었지만 지금은 우타자 몸쪽까지 넓게 쓰는 투심 투수로 스타일이 완전 바뀌었다. 땅볼 아웃 35개로 뜬공 아웃(8개)보다 4.38배 많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은범이가 경기도 자주 나오고, 이닝이 많은 편인데도 구위가 안 떨어진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도망가는 피칭이 없다. 투심으로 좌우를 넓게 쓰니 리듬도 좋아지고, 투구수도 줄었다. 자신감도 최고치인 것 같다. 그동안 마음 고생했을 텐데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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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각오" 송은범의 부활 의지
물론 투수가 직구를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송은범처럼 빠른 직구를 가진 투수라면 더 그렇다. 송 코치는 "처음 투심을 봤을 때부터 직구를 버리자는 주문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쉽게 이야기하면 선수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두 번 던질 때까진 말하지 않았다. 기를 살려준 뒤 직구 대신 투심으로 가지는 주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바라보며 주문했다. 

송 코치는 송은범에게 과거 메이저리그 최초로 1억 달러 대박 계약을 한 투수 케빈 브라운 이야기도 꺼냈다. 송 코치는 "브라운이 투심으로 성공한 투수다. 그것 하나로 성공한 만큼 너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90마일대 투심 패스트볼을 무기로 한 브라운은 메이저리그 19년 통산 211승을 거뒀다. 9이닝당 피홈런 0.6개에 불과할 만큼 투심이 좋았다. 

여기에 투심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실밥을 길게 잡고 던지는 투심은 낙 폭이 마치 스플리터처럼 떨어진다. 실밥을 짧게 걸치고 던지는 투심은 폭이 줄어드는 대신 조금 더 스피드가 빠르다. 송 코치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도 두 가지 종류 포크볼을 던진다. 한 가지 투심만 던지면 타자가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킹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는 등 투구폼에도 작은 변화를 줬다. 이전의 것을 모두 버리고 변화에 몸부림쳤다. 송 코치는 "누가 가르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은범이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고,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었다. 내가 은범이의 공을 갖고 싶진 않다. 선수 스스로 한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송은범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투심을 연습했다. 애증의 송은범인데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다. 팀에서 시키는 대로, 상황에 맞춰 움직이겠다"고 다짐했다. 벼랑 끝에서 살아온 송은범의 부활, 그의 절박함과 코칭스태프의 활용법이 정확하게 일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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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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