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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이대성 독보적 활약, 허 재 대표팀 감독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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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이대성은 플레이오프 6강에서 매우 강렬하면서 독보적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비시즌 과제, 그리고 대표팀 승선은 뜨거운 화두가 될 수 있다.

사진제공=KBL

 

"무슨 말인지 알죠. 근데, 걔 동그란 눈을 보면.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모습은 생소했다. 농구 문제에 관해서는 항상 정확하고 단호하게 말하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 그동안 타협은 없었다. 하지만, 이때만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약간은 '변명'하듯 얘기했다. 

이대성이 G-리그에 다녀온 뒤 복귀하던 시점. 기자는 '왜 이대성의 G-리그 도전을 허락했나. 도전은 당연히 좋은 거지만, 29세의 나이에 이대성은 보여준 게 없다. 혹시 여론에 밀려서 그렇게 결정하신 거냐'고 다소 공격적으로 물었다. 

이대성의 자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선수를 평가할 때, 자질의 기준 중 하나는 공수의 밸런스다. 흔히 수비에 초점을 맞추면,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공격에 초점을 맞추면 수비에 허점이 드러난다. 이 한계치를 얼마나 돌파하느냐에 따라 선수의 자질과 경기력, 그리고 가치가 평가된다. 냉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기술과 순간적 센스, 활동력이 모두 포함되는 항목이다. 흔히 특정 선수가 매치업 상대에 대한 수비에 힘을 쏟으면 공격에서 득점은 많지 않은 경우가 수없이 많다. 

그런데, 이대성은 리그 최고 수준의 활동량, 운동능력, 성실함, 개인기술이 모두 갖춰진 한국에서 매우 '유니크'한 선수다. 그러나 세부적 약점도 많다. 슈팅 능력은 아직 불완전하고, 코트에서 템포 조절도 미숙하다. 때문에 기복이 매우 심하다. 절대적 기량을 지닌 완벽한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고 가는 입장이 아니라 어떤 지휘자, 어떤 팀 구성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직까지 경기력에 많은 기복을 보인다. 

때문에 G리그 도전보다, 국내에 남아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부분을, 유재학 감독이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유 감독은 "(이)대성이는 내가 뭐라고 할 게 없는 선수다. 항상 농구만 생각한다. 훈련과 경기 마인드가 완벽하고, 스스로 식단을 짜서 자기 몸관리를 한다. 그런 선수가 농구에 대한 열정 때문에 G리그 도전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초롱초롱한 땡그란 눈을 뜨고 간절하게 말했다.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연히 현실은 냉정했다. 자신의 플레이가 완성되지 않은 이대성. NBA 산하 G리그 이리 베이호크스에 지명, 11경기 출전했다. 평균 8.5분을 뛰면서 2.5득점,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대성은 똑같았다. 좌절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복귀 초반 슈팅 밸런스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경기 리듬에 찬물을 끼얹는 실책도 나왔다. 하지만, 서서히 진가가 발휘됐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의 기량과 활동력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플레이오프 6강 2차전. 너무나 강렬했다. KGC 외국인 선수 큐제이 피터슨을 완벽하게 막았다. KGC의 아킬레스건인 피터슨의 '폭주'를 완벽히 유도했다. 

이대성의 강한 압박과 공격적 수비에 자극받은 피터슨은 여러차례 1대1 공격을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극히 저조했다. KGC 팀 리듬 자체를 끊어 버렸다. 경기가 끝난 뒤 김승기 KGC 감독은 "이대성의 수비가 약한 것도 아닌데, 피터슨이 계속 그렇게 하면 안된다. 3차전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국내 가드가 1대1 매치에서 외국인 선수를 공수에서 압도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여전히 약점은 많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이 상승세를 탈 때 벤치로 짧게 불러들이며 템포를 조절했다. 1쿼터 막판, 4쿼터 초반에 그랬다. 특유의 감각으로 이대성이 실책이 나올 타이밍에 벤치로 불러들이며 템포를 죽였다. 

그의 가장 큰 약점은 템포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KCC 이정현과 매치업을 하면 이런 약점은 도드라지게 나온다.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이정현은 특유의 헤지테이션 드리블과 유연한 스텝으로 이대성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요리한다. 반면, 코트를 미친듯이 누비는 이대성은 너무 노골적인 스피드로 공략한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어떨 때는 빠르게, 어떨 때는 느리게 수많은 변화를 주면서 수비를 공략해야 하는데, 비슷한 스피드와 우직한 스타일로 돌파를 하기 때문에 상대 노림수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 골밑돌파 시 결정적 스틸을 당해 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 

즉, 그가 비 시즌에 해결해야 할 과제와 연결된다. 그의 플레이에 리듬을 심어줘야 한다. 

그는 정규리그 막판,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구체적 예를 들지 않아도, 현 시점에서 이대성은 리그 최고 수준의 가드다. 기본적으로 짐승같은 활동력으로 공격보다 수비에 더욱 큰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용한 자원이다. 게다가 큰 키의 좋은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스위치 디펜스에 최적화된 카드이기도 하다. 대표팀 승선도 당연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국과 뉴질랜드의 앞선 공격을 파괴하기 위해 이대성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다. 물론 아직까지 경기 기복이 심하고, 승부처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플레이'가 완성되진 않았다. 어떤 지휘자, 어떤 팀 형태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의 경기력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허 재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울산=류동혁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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